19XX. X. X,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입시 전쟁을 한 차례 치르고, 대학 무사 졸업 후 사회의 일원으로서, 1인분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마케터 Y의 하루를 공유합니다.
*오전 8:10
머리맡에서 핸드폰이 경쾌하게 진동한다. 온 가족이 함께 분주한 아침을 맞는다. 오늘은 열한시까지 출근하는 게 목표다. 인터뷰 촬영이 있기 때문이다. 늦지 않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야한다. (젠테는 자율출퇴근제라는 엄청난 복지가 있다. 나에겐 열한 시 출근도 이른 편이다.)
*오전 8:45
머리를 감고 옷을 고른다. 어제랑 같은 옷을 입고 싶다가도 그건 자존심이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주말에 야심 차게 구매한 셔츠와 디스트레스드 디테일이 매력적인 청바지를 꺼내 입는다. 카페인 충전을 위해 일어나자마자 내려놨던 커피를 빠르게 들이켰다.
*오전 9:05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이 시간에는 늘 사람이 많다. 경기도민이라면 러시아워의 고통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오전 10:10
약 한 시간 오 분의 지하철 여행 끝에 압구정역에 내린다. 오늘은 약 3주 전에 예약한 피부과 진료가 있는 날이다. 미용은 끝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오전 11:15
인터뷰이의 작업실로 향하는 택시 안. 일 년에 몇 없는 청명한 날씨에 감탄하며 옆에 앉은 동료한테 창밖을 손가락질하며 물었다 “참 예쁘지?”…“뭐가?” 돌아온 대답에 기분이 살짝 침울해졌다. 그녀는 T다.
*오후 12:30
출근길에 찾았던 오므라이스 맛집 앞에 내렸다. 웨이팅이 있을 거라고 예상은 못 했는데. 무려 두 팀을 기다리고 메뉴가 나오기까지 30분이 소요됐다. 내가 찾았는데 맛없으면 큰일이다. 평타 이상이었으니 뉴스레터를 읽은 여러분께만 공유하겠다. <홍대 카레츠>
*오후 2:00
오늘의 인터뷰이는 망원동에 작은 실버 주얼리 샵 <비주류>를 운영하는 도베르만 님이다. 6.8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도베르만은 자신을 ‘착한 양아치’라고 표현한다. 타인은 자신의 외양만 보고 <싸가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직접 만나고 대화를 해보면 얼마나 친절하고 순수한 사람인지 깨닫게 하는 것, 그러니까 편견을 깨는 것이 좋다고 했다.
*오후 6:20
회사로 복귀했다. 여러분한테 보낼 편지를 쓰고 있다. 내일은 공휴일이 아닌가. 일하다 말고 기쁜 마음에 엄마한테 카톡을 보낸다. “오늘은 맥주 한 잔에 닭강정 어때? 내일 쉬잖아.”
[이후의 타임라인은 오늘 예정된 스케줄을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오후 8:20
퇴근이다. 며칠간 운동을 쉬었기 때문에 죄책감을 가득 안고 헬스장으로 직행한다. 집에 가서 먹더라도 지금은 운동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근력 운동 40분과 유산소 40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오후 10:05
아차 까먹을 뻔했다. 쿠팡이츠 앱을 켜서 가장 좋아하는 닭강정 집에서 늘 시켜 먹던 그 메뉴로 주문한다. 집에 도착하면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다. 그리고 엄마한테 카톡을 다시 보낸다. “나 이제 옥수역이야. 얼른 갈게.” 엄마한테 말하는 건지 닭강정한테 말하는 건지 구별이 잘되지 않는 카톡이다.
여느 직장인과 다름없는 마케터 Y의 하루였습니다. 적고 보니 인생 모든 순간이 콘텐츠네요. 여러분도 오늘만큼은 일과를 메모장에 적어보거나, 아래 피드백 버튼을 통해 일상을 공유해주세요.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그리고 나의 하루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 일과에는 젠테스토어 뉴스레터 읽기가 포함되어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뉴스레터를 시작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