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마음속으로 후자를 택했다면 이번 주제가 흥미롭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패션계 전설이자 CHANEL의 구세주 칼 라거펠트는 생전에 한 매거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고양이 슈페트를 위해 재산 중 일부를 남겨두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 금액은 자그마치 2,200억 원. 이렇듯 슈페트를 향한 칼 라거펠트의 사랑은 남달랐습니다.
고양이 슈페트를 위해 고용된 건 경호원, 요리사, 펫시터, 수의사, 운전기사, 소셜 미디어 관리자.
먼저, 요리사는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닭고기 젤리, 킹크랩, 캐비어 등 특별 식단을 포함한 신선한 요리를 준비합니다.
풀타임 근무 펫시터는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나중에 읽을 수 있도록 고양이를 위해 한 업무와 슈페트의 모든 행동을 일기로 기록합니다. 무엇을 먹었는지, 어떻게 울었는지, 잠은 얼마나 잤는지. 슈페트의 일거수일투족이 기록된 일기는 9개월 동안 600페이지를 넘었다고.
여기까지 오니 궁금해졌습니다. 칼 라거펠트는 어떻게 슈페트를 만나게 되었는지 말이죠.
바야흐로 2011년. CHANEL의 뮤즈였던 슈퍼 모델 지아비코니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난 2주 동안 칼에게 새끼 고양이 슈페트를 맡겼습니다. 칼 라거펠트는 파란 눈의 고양이 슈페트에게 첫눈에 반했고, 휴가에서 돌아온 지아비코니에게 “Sorry. but I’m keeping her.”라며 고양이가 집사를 간택하는 게 아닌 사람이 고양이를 간택해 버리는 특이점이 와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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