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7일,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할리우드에서 열렸습니다. SNS에 도배된 사진으로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가늠해볼 수 있었는데요. 축제 분위기에 저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스크린과 핸드폰 화면을 통해서 매번 다른 사람으로 우리 앞에 섰던 배우들의 진짜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영화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만으로도 이같은 행사가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그 열망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하니까요.
그런데, 이 마음은 영화 관계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시상식의 진정한 백미는 스타들의 패션이 아닐까요? 레드카펫에 오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노력이 수반되는, 단 몇 초를 위해 몇 백벌의 옷을 거치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레드카펫이 런웨이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2024년도 골드 글로브 참석자 중 베스트 드레서를 선정해 봤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요.
🥇제 마음의 문을 박차고 들어온 빌리 아일리시의 아웃핏. ‘시상식 = 화려한 드레스’라는 공식을 보란 듯이 깨버렸습니다. 상하의는 WILLY CHAVARRIA, 안경은 Oliver Peoples의 ‘Calidor’. 신발은 빈티지 메리제인, 개인 소장품이라고. 제품의 금액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중요한 건 애티튜드라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온화한 날씨가 찾아오면 무조건 따라 해볼 만한 룩이라 사진을 여러 장 캡처해두었습니다. 압구정에서 이렇게 입은 사람 찾으면 ‘젠테?’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 남자 베스트 드레서는 <The Bear>에서 열연한 제레미 앨런 화이트와 티모시 샬라메를 두고 깊이 고민했습니다. 플래시 세례에 적합한 옷을 골라와 가산점 +5점 드렸습니다. 그리하여 간발의 차로 티모시 승! 옷은 모두 CELINE, 컬러는 올블랙. 주얼리는 Cartier. 본인 옷을 입은 것처럼 잘 어울렸습니다. 요즘 사랑에 빠져서 그런지 표정도 유독 밝아보이네요.
🥉볼만한 콘텐츠를 추천해달라고 할 때면 <BEEF>를 꾸준히 밀었던 저로서는, <BEEF>의 삼관왕 소식이 이토록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수상으로 인해 내 취향을 ‘인정’받은 듯 괜히 우쭐했죠. 이날 앨리 웡은 DIOR의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습니다. 그녀의 시그니처 안경테와 함께 매치해, 현실판 에이미 룩을 연출했습니다.
🏆장려상 및 참가상도 물론 드려야죠. PRADA 드레스를 찰떡 소화한 헌터 샤퍼의 핑크 드레스 아웃핏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하이엔드 해파리라고 평하기도 했지만요.) 무심함이 매력적인 남자 킬리안 머피의 SAINT LAURENT 수트룩도 빼놓으면 섭하고요. 마지막으로 영화 <Past Lives>에서 유태오와 함께 호흡을 맞춘 그레타 리의 커스텀 LOEWE 드레스도 꼭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 속 1등은 누구인가요? 궁금합니다.
좋아하는 거에 대해서 얘기하다 보니 내용이 길어졌습니다. 젠테스토어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영감을 가득 실은 콘텐츠와 함께 매주 찾아뵙겠습니다.
덧) 골든 글로브에서도 저력을 보여준 배급사 A24에 관한 글도 준비되어 있으니 함께 즐겨주세요. 🎯
영화만큼 재미난 콘텐츠 큐레이션
믿고 보는 영화 배급사 A24의 캐릭터가 입는 옷들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엣 원스, 미드소마, 더 랍스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해당 작품의 공통점은 미국의 영화 배급사 A24를 거친 영화라는 점입니다. 시네필의 필수 코스가 되어 언젠가부터 잘 만든 미국 영화에 함께 따라온 A24. 그들의 작품 속에는 유일무이한 매력의 캐릭터가 존재하는데요, 캐릭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영화 속 패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컬렉션을 인터넷에 최초로 공개한 디자이너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정답은 헬무트 랭입니다. 지금은 유튜브 검색창에 브랜드명만 넣어도 컬렉션 영상을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지만 당시엔 스마트 폰은 커녕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행보는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렇듯 패션계에 일어난 서툴고 사소한 시작이 이뤄낸 놀라운 결과를 한곳에 모아 정리했습니다. 패션계를 사로잡은 나비효과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번 주 <주목해야 할 아이템> 선정 기준은 신상 오브 신상입니다. 아직 2023이라는 숫자가 더 익숙한 탓에 3을 지우고 4를 적는 모습을 자주 발견하지만, 젠테스토어에 드랍되는 신상품을 확인할 때는 귀신같이 24 SS 시즌을 확인하곤 합니다. 그렇게 제 눈에 들어온 24 SS 뉴 시즌 신상품을 몇 개 선정해 봤습니다. MIU MIU부터 BALENCIAGA까지 차례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