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유통, IT, 투자, F&B 등 모든 산업에는 트렌드 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패션 업계는 트렌드를 추종하는 것을 넘어서 트렌드 그 자체가 되어야만 살아남는 서순이 뒤바뀐 업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매 시즌 수많은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또 만들어지고 사라지고를 반복합니다.
특히 요즘같이 OO코어, OO룩, OO니즘 등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트렌드는 때로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는 역효과를 낳기도 합니다.
트렌드 자체는 좋다, 나쁘다를 구분하기 어려운 영역이지만 오늘은 트렌드와 약간의 거리 두기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멋지게 나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당장 시도해 볼 만한 포스트 트렌디즘 운동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1. 나만의 관심사 찾기
트렌드와는 별개로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방법 중 하나는 나의 관심사를 찾는 것입니다. 근데 일단 그 관심사가 남들이 좋아해서 나도 좋아하게 된 관심사가 아닌 나만이 갖고 있는 약간의 까다로운 취향이어야 합니다.
까다로운 취향을 찾는 저만의 방법은 1억원 내로 내돈 주고 사긴 아깝지만 한번 꼭 사보고 싶은 것 하나를 주는 도깨비방망이가 있다고 상상해 보는 건데요.
예를 들어 저에게 도깨비방망이가 주어진다면 무식하게 큰 픽업트럭을 갖고 싶네요.
그럼 37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무시무시한 트럭을 타고 다니는 트럭 드라이버의 스타일을 상상해 보는 겁니다. 아마 두껍고 튼튼한 카펜터 팬츠에 널널한 티셔츠를 입고 며칠간 면도하지 않은 얼굴에 트러커 캡과 스포츠 선글라스를 쓰고 있지 않을까요?
2. 관심사 디깅하기
나만의 특별한 관심사를 찾았다면 한번 그 관심사의 끝을 찾아 파헤쳐 봅시다. 저처럼 픽업 트럭을 찾고 있다면 쉽게는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딥하게 들어가면 주말에 서점에 가서 픽업트럭 전문 잡지나 트럭 정비 서적을 찾아볼 수도 있을겁니다. 내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얻은 정보는 쉽게 얻은 정보보다 귀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실제 정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던 취향을 알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바퀴가 큰 픽업트럭을 찾다가 1971년식 브롱코라는 차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저의 취향은 클래식 브롱코로 조금 더 좁혀지게 됩니다.
3. 관심사 전파하기
이렇게 조금씩 모은 정보들을 정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블로그나 관련 SNS 계정을 통해 공개해 봅시다. 그런 정보를 하나둘씩 올리다 보면 나보다 먼저 비슷한 관심사를 갖고 있던 사람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 사람들을 통해 입으로만 전해져 내려오던 정보들도 알게 되고 나보다 훨씬 멀리 간 특이 취향을 가진 사람도 만나게 됩니다. 모르긴 몰라도 분명 그런 사람들은 그 사람만의 아우라가 풍기는데, 거울을 보면 나도 아마 비슷한 느낌을 풍기고 있을 겁니다.
여기까지 오셨다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트렌드와는 별개로 스스로의 스타일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자 만약 지금 10초 내로 고르기만 하면 1억 원 한도로 무엇이든 받을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고르실 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