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단 두 편의 장편 영화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아리 애스터(Ari Aster) 감독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 Beau Is Afraid>를 보았습니다.
아리 애스터 감독 영화의 특징은 불가항력을 공포의 소재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유전>에서는 혈육에게 이어지는 유전적 불가항력을 공포의 소재로 활용하였고,
<미드소마>에서는 마을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을 불가항력의 소재로 활용한 것처럼요.
이번 영화도 거역할 수 없는 불가항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요. 너무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이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처럼 인간이 저항할 수 없는 큰 사건이나 힘 앞에서 한없이 무능해지는 순간 느껴지는 공포는 호러 영화의 단골 소재로 쓰입니다.
한편 인스타그램은 지난주 새로운 소셜 미디어, 스레드(Threads)를 공개했습니다.
트위터와 아주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를 선보이며 각 회사의 수장인 마크 주커버그와 일론 머스크의 설전도 끊이지 않고 있죠.
어찌 되었든 스레드는 오픈 일주일 만에 1억 가입자를 가뿐히 넘기며 큰 관심을 받고 있고,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 현대인에게 SNS란 존재의 의미는 이제는 너무나도 커졌습니다.
재미를 위해.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해. 정보를 얻기 위해. 사회관계망을 넓히기 위해. 생업을 위해. 다양한 이유로 SNS를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어찌 보면 SNS는 사회적 고립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보 이즈 어프레이드와 스레드라는 주제를 가져온 이유는 공포.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공포’라는 단어만 보아도 느껴지는 불쾌한 감정은 공포라는 감정 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지만 사실 공포야말로 지금의 인류와 문명을 만든 고마운 존재입니다.
인간이 미처 알지 못하는 미지에 영역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것들을 탐구하고, 연구하고 탐험하며 파헤쳐 나갔고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죠.
그러니 앞으로 무언가에 공포스럽거나 두려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아직 깨지 못한 새로운 스테이지를 발견한 게이머처럼 나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 뭔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는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말로 오늘의 뉴스레터를 마무리하며, 오늘 준비한 미지의 콘텐츠들도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