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 중 하나는 대니얼 카너먼의 <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 입니다.
대학시절 셔틀버스를 타고 출퇴근하시는 경제학 교수님이 계셨는데 우연히 옆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던 중 교수님께서 들고 있던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떤 책인지 여쭤보니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을 개척한 학자의 책이라며 극찬을 하시던 모습에 홀린 듯 구매하여 지금까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아주 요긴한 참고서로 쓰고 있는 책입니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저자는 인간의 사고체계를 시스템 1, 2로 구분합니다.
시스템 1은 직관적 사고능력. 시스템 2는 이성적 사고능력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24 X 36 =
위 숫자를 보면 누구나 이것이 곱셈 문제임을 인지합니다.
하지만 즉각적으로 정답을 떠올리지는 못하죠.
24 X 36 = 이라는 텍스트를 곱셈 문제로 인지하는 것이 직관적 사고능력인 시스템 1.
계산을 하기위해 펜과 종이를 찾거나 계산기를 켜거나 암산을 시작하는 것이 이성적 사고능력인 시스템 2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기계에게 24 X 36 = 이 곱셈 문제임을 인지시켜주는 것이 실제 24 X 36 = 를 계산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려울 겁니다. 논리적으로 구현이 어려운 것은 시스템 1이지만 인간의 판단은 직관적 사고를 이성적 사고보다 훨씬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합니다.
직관적 사고는 살면서 쌓아온 경험과 데이터에 의존하여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데 특화되어있고 이성적 사고는 느리더라도 백지상태에서 차곡차곡 논리를 쌓아가며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데 특화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인간이 일으키는 대부분의 확증편향이 이 시스템 1과 2의 혼동으로부터 발생된다고 하는데요.
결혼식 날짜를 정하는 일. 이직을 결정하는 일. 주식을 투자하는 일 등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도 이성적으로 계산을 거친 후 결정하는 것이 아닌, 주변 사람의 이야기. 자신의 경험과 같은 직관에 의존해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손실을 입거나 실수를 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난 이후 판단을 내리기 전, 직관이 아닌 이성의 사고체계를 거치기 위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나의 결정이 나뿐만 아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경우에 말이죠.
아마 이 뉴스레터를 클릭한 여러분들도 시스템 1에 의해 뉴스레터를 열고 여기까지 읽게 되셨을 겁니다.
사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이 뉴스레터를 보는 사람들은 왜 뉴스레터를 클릭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직관적으로 클릭한 뉴스레터를 이성적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뉴스레터를 왜 클릭하였는지. 궁금증이 생겨서 클릭했다면 제목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아니면 젠테의 뉴스레터라 재미있을 것이라 기대를 한것인지. 평소 큰 고민없이 결정된 행동들이 파고들면 대부분 경험에 의한 판단들이고 아주 주관적인 판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쓰고 보니 재미없는 글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이 뉴스레터가 언젠가 인생의 큰 결정을 내리게 될 때, 이 결정이 직관에 의한 결정인지 이성적 사고를 거친 결정인지 생각하게 되는 기준점이 되길 바라며, 오늘 준비한 소식도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