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새벽 여섯시 사십분 난데없는 경보 소리에 잠이 깨 휴대폰을 확인하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알림이 와있었습니다.
분명 코로나 때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재난 경보 문자에 질려 알림을 꺼놨는데도 불구하고 알림이 울리는 것을 보니 심상치 않은 일임을 직감하고 재난문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네이버를 열었습니다만. 네이버 접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동사무소와 불과 한 블록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창밖으로 들리는 사이렌 소리와 확성기로 무어라 외치는 소리를 들으니 전쟁이 시작되었구나 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순간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공지를 해야 하나? 오늘 데일리패션뉴스에 광고가 개제되는 날인데 전쟁 중에 광고를 올려도 되나? 맨발의 겐에서 보면 핵이 터지면 광선에 화상을 입던데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어야 하나? 전쟁이 터지면 식물은 누가 키우나? 괜히 엊그저께 짜파게티를 먹어서 아까운 식량 하나를 허비했나? 하는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며 지나갔고 허겁지겁 YTN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전쟁이 아님을 깨달았지만 흥분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습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 댓글에 쉴 새없이 올라오는 “오늘 출근 해야하나요?” 라는 질문을 보며 진정하고 있는데 다시 울린 오발령이라는 재난문자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라는 것처럼 느껴져 더욱 불안감을 고취시켰습니다.
결국 미사일이나 핵이 아닌 위성 발사라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며 우리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추억을 갖게 되었습니다.
젠테의 회원분들께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는 일개 마케터로서 이번 국가 차원의 앱 푸시 메시지는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거의 동시에 모든 서울 시민에게 동시에 푸시를 발송하는 어마어마한 트래픽 소화능력과 거의 모든 사람의 새벽잠을 깨운 오픈율, 네이버라는 거대 서비스를 다운시킬 정도의 전환율을 보인 전무후무한 퍼포먼스는 긴급재난문자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임팩트가 아닐까요?
당장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지 약간 모호한 카피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 경험을 통해 정말 국가에 긴급 재난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무슨 일인지 알고는 죽겠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긴급재난문자 덕분에 느끼게 된 무탈한 아침의 소중함을 느끼며, 오늘 준비한 소식도 무탈하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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