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영상 콘텐츠에 빠져있습니다. 집 가서 뭐 보다가 잠들까 매일매일 행복한 고민을 하며 퇴근해요. 유튜브, 영화, 미드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다 보니 추천하고 싶은 것들이 쌓여서 오늘 뉴스레터를 준비했어요.
영화 부문 🎥
1. <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
네가 좋아할 것 같아. 친구에게 추천을 받아서 봤던 영화입니다.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 ‘히라야마’의 평온하고 잔잔한 일상이 영화 전반부를 이루고 후반부에는 이 퍼펙트 데이즈에 작은 균열이 생기면서, 완벽한 일상의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영화 ost도 좋구요. 나중에 내가 나이 들면 히라야마처럼 규칙적이지만 소소한 행복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일상을 나누고 싶은 누군가와 함께 보는 것도 좋겠네요.
2. <아노라, Anora>
아카데미 5관왕의 주인공. 아노라입니다. 영화관보다는 홈 씨어터를 선호하는 저는 쿠팡 플레이에서 최근에 봤는데요. 일단 영화 시작 후 30분은 다소 지루(?)한 B급 다큐멘터리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건이 진행되면서, 마지막 장면에 다다랐을 때 주인공 마이키 매디슨의 짙은 감정 연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숨죽이면서 봤네요.
미드 부문🐏
3. <세브란스: 단절 Severance>
이번 뉴스레터를 쓰게 만든 가장 큰 동기입니다. 지금 추천하는 다섯 가지 중 하나만 봐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세브란스를 외칠 거예요.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고요. 시즌 1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년 만에 시즌 2로 돌아와 지난주 금요일에 막을 내렸습니다.
세브란스가 뭐냐면요. 직장과 삶의 균형을 극단적으로 구현한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루몬 인더스트리’라는 대기업은 직원들의 업무 기억과 개인 기억을 완전히 분리하는 ‘세브런스’ 기술을 도입했고 주인공 마크는 자발적으로 이 실험에 참여합니다. 직원들은 업무 시간 동안의 기억만을 유지한 채 일하고, 퇴근 후에는 직장에서의 기억이 전혀 남지 않아요. 일하는 나와 개인 생활에서의 내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으니 최상의 워라벨을 보장하는듯 하지만, 회사에서 수상한 비밀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그 진실을 파헤치는 뭐 그런 sf 추리극입니다.
한 편 한 편 완성도가 높고 미장센이 훌륭해 보는 내내 뇌도 눈도 심심할 새가 없습니다. 요즘 세브란스에 과몰입 상태여서 제 인스타그램 피드가 세브란스 밈으로 가득 찼는데요... 이거 주변에 아직 보신 분들이 없어서 누구와 나눌 수가 없어 매우 슬픈 상태입니다! 보신 분 계신다면 손을 흔들어주세요.
어느 날, 사라 버튼의 FW25 GIVENCHY 데뷔 쇼에 등장한 메이크업 콤팩트와 거울을 붙인 의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결심한다. 매일 메이크업하는 재미를 일상에 더해보겠다고. 그녀가 작성한 패션 위크 백스테이지에서 영감받은 요일별 메이크업 일지를 공개합니다.
뎀나 바잘리아와 발렌시아가의 작별에 이어, 무려 11년간 LOEWE를 이끈 조나단 앤더슨이 하우스를 떠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과연 누가 조나단의 뒤를 이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주목 되었는데요. 새로운 디렉터는 바로 Proenza Schouler를 설립한 디자이너 잭 맥콜로와 라자르 헤르난데즈 듀오였습니다. 4월 7일부터 LOEWE의 새로운 챕터를 열 이들의 행보가 무척 기대가 되네요. 👏🏻
딱 지난 주 수목금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5년 전에 워크샵으로 방문했던 것이 마지막. 이번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육지만 벗어나더라도 아예 다른 세상 같더라고요. 소중히 담아온 사진 몇 장 나눠드리고 오늘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