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주고받을 일이 많은 연말입니다. 여기저기서 선물을 ‘잘 주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는 굳이 여기에 숟가락을 얹지 않겠습니다. 그보다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받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선물을 잘 주는 것만큼이나 잘 받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다시 서두에 던진 질문으로 돌아가서, 저는 절친한 친구가 준 선물을 받고 울어본 적이 있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받는 다섯 가지 방법 바로 공개할게요.
취향이 확실한 사람이 되세요. 길고양이를 마주칠 때마다 멈춰서서 카메라를 드는 친구에게는 고양이 츄르를 선물해 줘도 좋아할 확률이 높겠죠. 선물하기 쉬운 사람이 되어야 내가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위시리스트를 흘리세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이 방법을 쓸 때는 꼭 상대방에게 먼저 위시리스트를 보여달라고 말하세요. 그리고 상대방이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충분히 공감한 후에, 내가 갖고 싶었던 아이템이랑 비슷한 것을 발견했을 때 즉시 ‘어! 나도 이거 갖고 싶었는데’ 하면서 내 장바구니를 들어 보여주는 것입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세요. 안 그러면 대놓고 결제해달라고 하는 싹퉁머리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 있습니다.
근황 토크를 자주 하세요.
내가 최근에 이사했어. 겨울이 되니까 머리털이 쭈뼛쭈뼛 슬 정도로 춥다. 핸드폰을 자꾸만 떨어트려서 수리 센터에 가고 있어. 보기 좋은 컵이나 접시, 체온을 2도가량 높여줄 비니, 10층에서 떨어트려도 핸드폰에 기스가 안가는 핸드폰 케이스… 세 가지 예시 모두 문제 상황이 명확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해결 방안이 선물이 되겠죠? 물론, 이 방법이 통하려면 상대방의 관찰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실용적인 선물을 원한다면 >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내 위시리스트를 채워 넣으세요.
옆자리 마케터 H와 최근에 선물에 관해서 대화를 하다가,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이 있어 선물을 주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실패 확률이 없기 때문이죠. 일 번부터 삼 번까지 생각할 게 많아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내 위시리스트를 채워 넣어보세요. 저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약 5개의 선물을 찜해두었습니다.
감정선을 건드는 선물을 원한다면 > 선물을 주는 사람과의 추억을 계속해서 곱씹고 이야기하세요.
절친한 친구가 준 선물을 받고 눈물샘이 고장 났던 저는 어떻게 말했냐고요? 이렇게 치밀하고 다소 음침한 계획하에 받아낸 선물은 아니지만, ‘N년 전 겨울방학 때 너희 집가서 같이 프렌즈를 보던 시절이 참 그리워. 난 지금 프렌즈 시즌 6 에피소드 13 보고 있어’를 늘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집들이를 하는데 이게 웬걸 피비의 집들이 선물 키트 [소금, 빵, 캔들]을 그대로 준비해 왔더군요. 선물을 꺼내 든 순간 수도꼭지가 터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