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들어갔습니다.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멈춰 서 있는 곳을 발견했어요.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진열대가 아닌 비밀의 책 꾸러미가 있는 의외의 곳이었습니다. 모든 책은 습자지로 포장되어 있고, 고객은 책방 주인이 남긴 짧은 소개 글을 읽고 책을 고르는 방식이었죠. 책에 관한 리뷰를 숙지하고 구매해도 읽다가 도중에 그만둔 책이 수두룩할 텐데, 사람들은 왜 이런 경제적인 효용성이 떨어지는 일에 기꺼이 참여할까요?
조나 레러가 집필한 책 <지루하면 죽는다>에 따르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비자는 자기가 원하는 걸 선택할 수도 없고 같은 걸 뽑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즉 시크릿 장난감의 경제적인 효용성은 상당히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기대와 놀라움, 즐거움을 위해 그런 것쯤은 얼마든지 포기한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마케터 Y는 여행길에서 마주한 미스터리 박스에 관해서 꼭 이야기하고 싶었는데요. 파리의 한 편집샵에서 쇼핑 후 카페에서 카페인 충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건너편에 유난히도 눈에 띄는 강아지가 나무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주인에게 궁둥이를 바싹 붙인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계속 쳐다보다, 쓰다듬어주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시선을 강탈했던 강아지와 숍 내부
Y: 안녕.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서 그런데 혹시 한 번만 만져봐도 괜찮을까?
M: 그럼. 예뻐해 줘서 고마워. 여행하고 있어? 어디서 온 거야?
Y: 우리는 사우스 코리아에서 왔어.
M: 아 사울!
나 한국 꼭 가보고 싶어.
(외국인들은 정말 사울이라고 발음한다.)
Y: (파리에서 먹은 귀한 감자탕을 떠올리며) 정말 추천해.
좋은 점이 많지만,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어.
M: 한국 사람들이랑 같이 일한 적 있는데 되게 친절하고 좋았어.
Y: 무슨 일 하는데?
M: 포토그래퍼야. 다양한 브랜드랑 같이 캠페인을 찍곤 해.
너희도 패션위크 때문에 왔어?
Y: 우리는 신혼여행 왔어.
나는 한국에서 젠테라는 플랫폼에서 패션에 관한 글을 쓰는 에디터야.
10분 남짓의 대화를 마친 후, 자리를 떠나서 확인하는 설날 세뱃돈 봉투처럼 아주 조심스럽게 그가 전해준 인스타그램을 다시금 꺼내봤습니다. 알고보니 그는 Rick Owens부터 RAF SIMONS까지 이름만 말해도 모두가 알만한 브랜드의 캠페인을 담당한 거물급 포토였던 것.
저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관한 관심이 많아 모르는 사람과 처음 마주할 때 이런저런 상상을 많이 합니다. 저 사람은 이런 일을 하지 않을까, 온순해보이지만 사실은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이지 않을까, 거실 한편에는 이사무 노구치의 아카리 램프가 있지 않을까 등의 무한한 상상을 펼치곤 합니다. 굉장히 제한된 정보(겉모습)를 바탕으로 나만의 미스터리 박스를 골라 보는 거죠. 내가 선택한 사람이 내가 그렸던 모습과 달랐더라도 실망하는 일은 없습니다. 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뉴스레터를 읽은 오늘만큼은 내 주변에 있는 미스터리 박스를 한번 펼쳐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미스터리 박스는 말 한 마디 안 섞어본 직장 동료 일수도 있고, 늘 가던 카페 사장님일 수도 있고, 지나가던 귀여운 강아지일 수도 있겠네요. 용기 내어 건넨 말 한마디로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재밌는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르니까요. 건투를 빌겠습니다. 🚀
많은 이들의 꿈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도시, 뉴욕 소호 거리에 당당히 입간판을 내 건 브랜드, GUIZIO. 2014년, 이 브랜드의 시작은 단돈 400달러였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부모님 집 지하실에서 시작한 브랜드의 티셔츠가 SNS를 통해 바이럴되며 벨라 하디드, 헤일리 비버 등 셀럽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 성공 궤도에 오르게 되었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도전하고 나아가는 브랜드, GUIZIO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버튼을 클릭해 보세요.
트렌치코트를 마주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찰나에만 즐길 수 있기에 더욱 만남이 특별해지는 아이템이죠. 트렌치코트 하면 베이지색의 트렌치를 입은 사람들이 클론처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의 재미있는 밈이 떠오르는데요. 트렌치의 정석 컬러를 선택해 대중 속의 안정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도, 조금은 튀는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늘의 셀렉 아이템. 🔎
편안해 보이지만 묘하게 관능적인 인상을 주는 브랜드, GUIZIO의 설립자 다니엘 귀조(Danielle Guizio)는 자신을 베이스로 옷을 만듭니다. 그리고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의 다면적인 부분을 고려하여 세계를 확장시키죠. GUIZO의 시그니처인 미니스커트부터 GUIZIO의 브랜드 DNA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코르셋까지. 세련미와 섹시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GUIZIO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다음 버튼을 클릭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