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찾은 식당은 ‘나정순할매 쭈꾸미’. 첫 방문인지라 착석과 동시에 메뉴판으로 눈길이 갑니다. 고민에 빠질 겨를도 없습니다. 단일 메뉴 하나. 오로지 주꾸미 한 놈만 팬다. 짜릿한 맵기와 단짠의 향연 주꾸미는 마케터 J 최대의 집중력을 끌어냅니다. 숟가락을 테이블에 내려놓을 새도 없이 볶음밥까지 단숨에 클리어 후 유쾌한 표정으로 식당을 나옵니다.
이렇듯 단 하나의 메뉴로 수많은 손님을 가게 앞에 줄 세우는 식당이 있습니다. 한 가지 질문이 섬광처럼 머릿속을 스칩니다. ‘패션은 어떨까?’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으니. 우후죽순 생겨나는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장르만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맛집 브랜드 3곳을 추려봤습니다.
📌첫 번째: 가죽 맛집
🔼GUIDI 테너리(무두질 공장)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3대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사처럼 매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싶은 브랜드 GUIDI입니다. 겉보기에 단순한 슈즈 GUIDI에는 많은 브랜드 철학이 숨어있습니다. 그들의 사전에 패션 트렌드는 물론이고 대량생산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입문용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992 더비 슈즈 말가죽부터 팽팽한 질감의 코도반, 송아지, 버팔로, 당나귀, 염소 가죽까지 브랜드에서 사용되는 모든 가죽은 본연의 결을 강조하기 위해 고안된 수작업 생산 과정을 거칩니다. 그뿐만 아니라 GUIDI는 자체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전 세계 신중하게 선택한 부티크와 지속적인 관계 구축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절제된 표현을 제시하는 가죽 맛집 GUIDI를 경험해 보세요.
📌두 번째: 깃털 맛집
🔼(왼쪽) 기무라 타쿠야. 그의 인스타 계정에 방문하면 goro's 착용 컷을 쉽게 볼 수 있다. (오른쪽) 천재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과 싱어송라이터 존 메이어.
사고 싶어도 쉽게 살 수 없는 브랜드 goro’s의 매장은 오직 한 곳, 도쿄에만 존재합니다. 도어맨 간택을 받아야만 즐길 수 있는 악명 높은 클럽처럼 고로스 매장도 동일합니다. 아니, 더 까다로울 수도 있겠네요.
하라주쿠 고로스 매장은 오전 11시가 되면 입장객을 가리는 추첨이 시작됩니다. 준비물은 신분증인데요, 해외 거주자는 여권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이뿐만이 아닙니다. 리셀러로 판단될 경우 혹은 goro’s 브랜드와 결이 맞지 않다고 생각될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추첨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도 일쑤입니다. 추첨이 끝나면 번호순으로 다시 웨이팅이 시작됩니다. 추첨 번호가 높으면 높을수록 인기 아이템은 구입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지겠죠. 이렇게 많은 퀘스트를 넘었지만 내가 원하는 제품을 마음대로 살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ONE DAY, ONE FEATHER.” goro’s 시그니처 독수리 깃털 목걸이는 1일 1개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별나디별난 영업 철칙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브랜드 수장이자 네이티브 아메리칸 오타쿠였던 고로 타카하시. 그가 남긴 것이 단순 주얼리를 넘어 역사와 예술의 한 조각이라는 의식 때문 아닐까요.
📌세 번째: 전통 맛집
🔼VISVIM 2024 캡슐 컬렉션(나카무라 히로키와 아내 켈시)
Rick Owens, VISVIM 중 어떤 브랜드를 올릴까 5초 고민하다 VISVIM을 택했습니다. 최근 마케터 J 젠테 위시리스트에 대거 충전된 아이템이 모두 VISVIM이라는 이유로 말이죠. 좋은 디자인에는 이유가 존재한다고 하잖아요. VISVIM은 다 계획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디렉터 나카무라 히로키는 그 모든 계획을 ‘퓨처 빈티지’라고 부릅니다. 새로움 만을 외치는 패션계 중심에서 ‘미래에도 빈티지함을 유지할 수 있는 옷’을 외치다뇨. 이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올곧고 묵직한 신념 하나로 승부하는 브랜드 VISVIM. 20만 원 셔츠 다섯 장과 100만 원 VISVIM 셔츠 한 장. 마케터 J는 후자의 선택지에 소비하고 싶습니다.
검정색을 사랑하는 사람은 여름에도 그의 손을 놓지 못하지요. 블랙만이 가진 도도하고 세련된 매력에 빠진 까마귀파에게 세상의 모든 빛을 흡수하는 그의 단점이 보일 리가 있나요. 검정을 사랑하는 마음에 우리는 이 여름이 뜨겁더라도 또 그를 선택하고 맙니다. 그와 함께하더라도 잘 지내기 위한 팁을 가득 담은 이번 콘텐츠,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블랙으로 무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줄을 만드는 이곳은 베를린의 테크노 클럽 Berghain 앞입니다. 베를린이 전 세계 테크노 클럽의 성지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독일의 통일이 가장 먼저 이루어진 것이 테크노 음악이었기 때문인데요. 테크노 클럽은 모든 자유가 표출되던 장소로 차별 없이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이번 여름, 오롯이 나 자신이 되고 싶은 날, 테크노 클럽을 방문해 보는 것 어떨까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음 버튼에 그 답이 있습니다 👀
I HATE WORK 티셔츠를 입은 요시히로와 수지, I HATE LOVE 티셔츠를 입은 릴리와 이든. 이들은 누구일까요? 싫어하는 것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을 서슴지 않는 이 친구들은 소프트 썸네일(SOFT THUMBNAIL) 세계관 속 봉제 인형입니다. 어렸을 적, 인형이 살아있다고 주장하고 다니기도 했다는 선점원님. 그가 창조한 세계를 쉽고 빠르게 둘러 보세요.
바람을 느끼며 유영하듯 골목을 누비는 거리의 챔피언,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소년들. 자유로운 그들을 방해하지 않을 버뮤다팬츠와 슬리브리스부터 잔뜩 오른 체온이 식을 때 걸쳐줄 체크 셔츠와 볼캡까지. 스케이트를 즐기는 팝 보이의 옷장을 채울 모든 자유의 시작을 제안합니다.
고백합니다. 저의 최애 아이템은 웨스턴 부츠입니다. 아이템 하나로 스타일이 살짝 멋스러워지는 것 같거든요. 이처럼 스타일에 변주를 주기 위해서는 작은 아이템 하나여도 충분합니다. 지금은 숨겨둔 당신의 카우보이 페르소나를 꺼낼 때. 젠테가 준비한 웨스턴 가이드. 다음 링크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