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라프 시몬스가 23 SS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브랜드 전개를 종료한다는 소식이 전해졌. 그래서 오늘은 라프 시몬스와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라프 시몬스를 처음 만난 건 대학교 1학년 여름 방학. 코데즈 컴바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였습니다. 아침부터 열심히 까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같이 일하던 형이 광택이 도는 가죽 반바지에 벨크로가 달린 흰색 가죽 하이탑 스니커즈를 신고 의기양양하게 등장했습니다.
스케이트 하이같이 생겼는데 반스는 아닌 것 같고, 아디다스, 나이키, 리복, 컨버스 그 어느 것과도 매치되지 않던 생전 처음 보는 신발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흘렀습니다.
절대 먼저 아는 척하고 싶지 않았지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형 그 신발 뭐예요?’ 라고 물었고, ‘이게 라프다 임마’ 라는 대답에 곧바로 ‘아 알죠 라프’ 라고 응수했습니다. 하지만 얄팍한 아는 척은 금새 들통났고 그날 그 형은 하루 종일 라프 시몬스도 모르는 놈이라며 면박을 줬더랬죠.
그날 집에 돌아와 네이버에 ‘라프 시몬스’을 미친 듯이 검색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그 형이 신고 있던 라프 시몬스의 하이탑은 이렇게 생겼었습니다. 제가 알바를 그만 둘 때까지 거의 1년 가량 매일 신고 다녔는데요. 아웃솔이 누렇게 변색된 모습도 참 예뻤습니다.
#2
그리고 시간이 흘러 군대를 전역하고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직장 생활을 하며 받은 첫 월급으로 뭔가 뜻깊은 걸 사고 싶었고, 본능적으로 라프 시몬스와 아디다스가 콜라보한 트레일 스니커즈를 샀습니다.
힐에 탈부착 가능한 플라스틱 캡이 달려 있어 캡 색깔을 바꿔 신을 수 있던 녀석이었는데요. 아마 제가 지금까지 신었던 신발들을 통틀어 가장 많이 신은 신발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후에도 왠지 모르게 세일하는 라프 시몬스만 발견하면 무지성으로 구매하는 병이 생겼는데 아직까지 완치가 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시도 때도 없이 물티슈로 하이탑의 아웃솔을 닦던 그 형이 생각나네요.
잘 지내지 형? 나 이제 라프 열 개 넘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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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바이. 라프 시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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