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수집은 창조적인 과정이에요. 작품들이 서로 어떻게 소통하는지, 작품들을 통해 어떻게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이죠."
조나단 앤더슨의 이 한마디 덕분에, 맥시멀리스트인 저는 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세상엔 탐나는 게 너무 많고, 자연스레 집에도 물건이 쌓여만 가는데요. 가족 4명 중 저만 유일한 맥시멀리스트라 이해받지 못하곤 합니다.
이번 이사를 하며 "이제 그만 나를 받아들여라."라고 가족들에게 선언하긴 했지만요.
앤더슨의 집에는 오랜 시간 그가 모아온 수집품이 가득합니다. 할아버지 역시 도자기 수집가였다고 하는데, 그 영향 때문인지 그의 공간도 아름다운 도자기로 채워져 있죠. 어린 시절 특정 브랜드 크래커 상자에 들어 있던 작은 세라믹 동물을 모으곤 했다는 그. 다양한 대상에 대한 호기심과 끊임없는 수집욕이야말로 그의 독보적인 창의성을 받쳐주는 원천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나단의 수집품: 이세이 미야케 랜턴 드레스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집
"저는 손상되고 낡은 집들을 위한 의사입니다."
GUCCI를 떠난 그는 800년 된 집을 복원하는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요.
사진으로 접한 그의 공간은 마치 거대한 미술관 같습니다. 벽면을 빈틈없이 채운 수많은 그림과 공간마다 고밀도로 들어찬 오브제들. 단 한 치의 여백도 허용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취향으로 꾹꾹 채워 넣겠다는 과감한 의지가 느껴지죠.
이 집은 로마 중심부에 있는 13세기 건축물 팔라초 스카푸치입니다. 이런 집에 산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중세의 구조 안에 르네상스 미술품부터 18세기 가구. 70-80년대 빈티지 소품을 과감히 배치하여 꾸몄는데요.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것들이 한 군데 모여, 미켈레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는 셈이죠.
에밀리 애덤스 보디의 집
두 명의 아기와 남편, 그리고 두 마리의 강아지가 함께 웅성웅성 살아가고 있는 에밀리 보디의 집. 앞서 소개한 디렉터들의 공간이 깊은 취향이 오롯이 축적된 갤러리 같았다면, 에밀리의 집은 일상의 생명력과 가족의 온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집은 에밀리와 남편 아론의 커리어가 완벽하게 교차하는 지점이기도 해요. 남편 아론은 가구 및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의 설립자인데요. 그래서인지 집 안을 채운 상당수의 목재 가구는 남편이 직접 디자인하고 결을 다듬어 만든 것들입니다. 그 단단하고 다정한 나무 뼈대 위로 에밀리가 수집한 19세기 중반의 잔잔한 꽃무늬 커튼이 걸려 있고, 침대 헤드보드 뒤편에는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찾아낸 빈티지 겨자색 천이 놓여 있어요.
하지만, 이 집에서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 건 그들이 수집해 온 빈티지 소품들 사이에 살포시 놓인 '에밀리의 어린 시절 옷'입니다. 에밀리의 어머니는 자식들이 어릴 적 입던 옷과 손때 묻은 직물들을 버리지 않고 오래도록 보관해 오셨다고 해요. 시간이 켜켜이 쌓인 그 작은 옷가지들은 훗날 에밀리에게 대체 불가능한 영감이 되었겠죠.
세 명 디렉터의 집 모두 저마다의 매력이 넘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보디의 집이 가장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단순히 멋진 기성품을 가득 채운 공간이 아니라, 개인의 서사와 가족의 온기가 가장 깊게 스며있어 더 친근하게 느껴졌달까요?
오늘 레터를 쓰며 확실하게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맥시멀리스트인 저는 앞으로도 ‘이대로 사는 게 맞다’는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둘러싸인 삶이 주는 기쁨은 생각보다 훨씬 크니까요. 물론, 가족들에게 구박받지 않도록 ‘정리’는 틈틈이 해나가면서 말이죠. 여러분의 집에는 어떤 이야기와 취향들이 채워지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반복되는 일상을 뒤로하고 탁 트인 가을 속으로 들어갈 시간이죠. 몸과 마음을 확실하게 환기해 줄 즐거운 야외 활동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편안하고 감각적인 스웨트 셔츠와 선선한 바람과 함께하는 유틸리티 재킷까지. 때로는 고급스러운 텍스처의 스웨터와 가벼운 발걸음을 위한 편안한 스니커즈로 가을 낭만을 물들여보세요.
러닝과 레이스를 좋아했던 전 여자 친구 덕에 러닝을 시작했다가 러닝 중독에 빠진 사람 여기 있어요. 그의 이름은 브라이스 파르투시(Bricke Partouche). 이틀에 한 번씩 아침 6시 30분 파리의 뱅센 숲에서 달리던 그는 어느 날 짜릿한 기분을 경험한 그는 러닝복을 만들게 되는데 ...
저는 유명한 식물 살생마입니다. 무시무시한 이 단어의 뜻은 제가 첫 번째 서울 자취방에서 기르던 모든 식물(단 하나의 선인장 제외)을 죽여버린 배경을 아신다면 이해가 빠르시겠죠. 잘 기르고 싶었던 마음은 굴뚝같은데 물을 많이 주거나 햇빛이 부족해서 식물들이 빨리 제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사를 한 집은 채광이 꽤 좋아서요. 어제는 흙을 사서 식물을 심었습니다. 함께 잘 살고 싶네요! 그럼, 다음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