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즐거운 명절 연휴 보내셨나요?
저는 연휴 동안 미뤄뒀던 마르지엘라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새해에는 월에 한 번씩은 전시를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요. 1월은 어찌 지켜냈네요.
마르지엘라 전시에 대한 저의 뇌피셜 섞인 감상을 공유하자면 마르지엘라의 특이한 신체적 취향을 엿볼 수 있었던 전시였습니다.
작품 전반적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신체의 어느 부위인지 특정하기 어렵지만 누가 봐도 신체의 일부분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단순히 얼굴 공개를 꺼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어쩌면 마르지엘라는 얼굴을 가리는 것에 대한 패티쉬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용사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숱하게 보아오던 머리카락 사이의 얼굴들의 영향을 받은 것 일까요?
디자이너 시절 그는 종종 자신의 얼굴뿐만 아니라 모델의 얼굴을 가리기도 했으니까요.
전시의 입구에는 아름다움이라는 속성은 특정 상황에서만 분명하게 드러난다 라는 마르지엘라의 말이 쓰여있었습니다.
마르지엘라가 은퇴 이후에도 옷이 아닌 작품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REPLICA를 선보이고, 특정 신체를 표현하는 것과 상황을 연출하는 이유도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단순 전시의 퀄리티만 보자면 그리 추천할 만한 전시는 아니지만 한 명의 팬으로서 그의 작품을 이해해 보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며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혹시 전시를 보고 온 분 중 저와 다른 감상을 하셨다면 뉴스레터 맨 아래 피드백 보내기를 통해 답변을 보내주세요. 전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