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를 제 쇼의 배경으로 사용했습니다. 영화는 상상 이상으로 강렬한 분위기를 심어주거든요."
알렉산더 맥퀸은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영화들이 그의 컬렉션에 영향을 주었죠. 고립된 오버룩 호텔의 관리를 맡은 주인공이 서서히 미쳐가는 광기를 담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샤이닝(1980)>에서 영향을 받은 FW99 컬렉션이나, 새의 폭력적인 공격성에 관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1963)>에서 영감을 받은 SS95 컬렉션이 그 예시죠.
(좌)FW99 Alexander McQUEEN, (우)샤이닝(The Shining), 1980
(좌)SS95 Alexander McQUEEN, (우)새(The Birds), 1963
이처럼 영화는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해주기도, 가끔은 강렬한 인상을 남겨 또 다른 역작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마케터 H의 경우도 영화를 꽤 즐기는 편인데요. 크게 영화의 장르를 가리는 편은 아니지만, 시각적인 영감을 선사하는 영화를 찾아서 감상하는 것에 시간을 쏟는 편입니다.
오늘은 영화를 사랑하는 마케터 H의 '색에 관한 고찰을 이끌어낸 영화 3선'을 추천해 드리고 가겠습니다.
내 남자친구의 여자친구(1987)
에릭 로메르는 <색감 잘 쓰는 감독: 에릭 로메르>라고 끄적인 메모를 세상의 비밀인 양 꼬깃꼬깃 접어 간직하다가 좋아하는 사람한테만 살짝 보여주고 싶은 감독입니다. 그의 영화를 아껴보다, 최근 이 영화를 감상했는데요. '나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한 줄 평 남기겠습니다. 배우들 옷 색의 변화를 관찰하며 영화를 즐겨보세요.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1988)
이 글을 작성하는 오늘 감상을 마친, 가장 최근에 감상한 영화입니다. 특이한 제목에 이끌려 선택한 영화인데요. 원색의 색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영화를 보는 내내 시각적인 재미가 가득했던 영화입니다. 레드의 감각적인 사용이 눈에 띄는 영화입니다.
바스키아(1996)
뉴욕 미술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바스키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데이비드 보위가 연기한 앤디 워홀과의 만남을 살펴보는 것도 이 영화의 쏠쏠한 재미죠. 현대 미술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지만, 검은 피카소로 불리며 유색 인종 아티스트로 주목받았던 바스키아. 영화에서 그가 겪은 차별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I am not a black artist, I am an artist." -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at)
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가지 않아도, 안락한 집에서 영화 한 편이면 감독이 만들어 낸 세계에서 감도 높은 시각적 즐거움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나의 영화는 마케터 H가 님께 감각적인 영화를 추천할 수 있게도 해주고, 맥퀸 같은 거장에게도 큰 영감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참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장르인데요.
최근 돌풍을 일으킨 협업이 있죠. 업사이클링 장인 GALLERY DEPT.과 UGG가 손을 잡고 선보인 털 부츠입니다. 부츠 하나에도 고유의 색채가 뚜렷하게 묻어나는 브랜드 GALLERY DEPT.이 이토록 특별한 아이덴티티를 찾기까지의 과정을 젠테스토어가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젠테스토어는 이번 FW24에서 네 가지 트렌드를 제안합니다. 첫 번째는 그랜파코어를 중심으로 한 ‘COUNTRY HOUSE WEEKEND’였죠. 이번 주에는 두 번째 주자, ‘Sabotage Street’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반항아. 이번 트렌드 키워드를 표현하는 한 단어입니다. 와닿지 않는다면, 엄마가 싫어하는 옷을 상상해 보세요. 잔뜩 찢어진 그런지 디테일, 옷에 잡아먹힌 듯한 늘어진 오버사이즈 아이템이 그 예시죠. 저항정신으로 똘똘 뭉친 이 트렌드를 패션으로 승화하는 방법을 확인해 보세요.